요즘 음식점이나 카페를 다니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 손님, 이쪽에 앉으실게요.
- 커피 나오실게요.
- 화장실 가실게요.
뭔가 친절하게 들리지만 조금만 지나면 상당히 거술리는 어딘가 이상한 문장입니다.
왜일까요?
“앉으실게요”가 왜 이상할까?
"~할게"는 기본적으로 화자(말하는 사람)가 자신의 행동을 약속하거나 예고할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
- 지금 계산해 드릴게요.
- 안내해 드릴게요.
- 금방 다시 올게요.
이건 전부 화자 자신의 행동이죠.
하지만 “앉으실게요”는 누가 앉는 걸까요?
손님, 즉 상대방의 행동입니다.
내가 상대방의 행동을 “~할게요”라고 예고하는 건 논리적으로도 문법적으로도 맞지 않죠.
다시 말해, 상대의 행동을 내가 예고하거나 약속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의 행동을 약속하는 것은 명령이죠.
틀린 표현 예시
잘못된 표현 왜 틀렸을까?
"앉으실게요." | 손님의 행동(앉는 것)을 직원이 예고하고 있음 |
"나오실게요." | 커피가 나오는 행동은 손님의 것이 아님 |
"가실게요." | 손님이 화장실에 가는 것을 직원이 말하는 건 이상함 |
올바른 표현은?
그렇다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 "이쪽으로 앉으세요." → 가장 자연스러운 명령형 존댓말
- "자리로 안내해 드릴게요." → 직원의 행동을 예고
- "커피 나왔습니다." 또는 "커피 드릴게요."
- "화장실은 저쪽에 있습니다." (혹은) "화장실 안내해 드릴게요."
정리하자면, "상대방의 행동은 ‘-세요’ / 내 행동은 ‘-할게요’가 자연스러운 표현입니다.
왜 이런 표현이 많아졌을까?
이런 말투는 일종의 과도한 존댓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말하면 무례해 보일까 봐”
“조금 더 부드럽고 친절하게 들리도록”
하는 의도로 시작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문법적으로 어색한 표현이 되어버린 것이죠.
친절하려다 보니 어쩌다 생긴 말버릇들.
그러다보니 쓰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부드럽게 들려도 틀린 건 틀린 표현입니다.
정확하고 올바른 표현으로도 얼마든지 친절하게 존대하면서 응대를 할 수 있습니다.
조금씩 고쳐졌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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