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터넷을 오염시키고 있다
최근 인터넷은 인공지능이 만든 글과 영상으로 넘쳐난다.
블로그, 유튜브, 각종 SNS에서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콘텐츠 중 상당수는 이제 사람이 아니라 AI가 자동으로 만들어낸 산물이다.
문제는 그 내용이다.
사실 검증조차 거치지 않은 정보가 그럴듯한 문장과 영상으로 포장되어 세상에 퍼져나간다.
더 심각한 건 이 잘못된 정보가 다시 또 다른 AI의 학습 데이터가 된다는 점이다.
잘못된 지식을 먹고 자란 AI는 다시 그럴듯한 콘텐츠를 양산한다.
그 결과 인터넷은 제2, 제3의 오류 콘텐츠로 끊임없이 채워지고, 결국 오염된 정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우리가 신뢰하던 인터넷의 지식 생태계는 본래 인간의 경험과 검증을 전제로 한 집단지성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AI가 만든 글을 AI가 읽고, 다시 AI가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자기 복제의 순환 고리가 형성됐다.
인간의 개입과 검증은 사라지고, 오직 ‘생산 속도’만이 미덕이 된 시대다.
결국 우리는 사실과 거짓을 구분하기조차 어려운, 심각하게 오염된 정보의 바다 속에 내던져질 위험에 놓여 있다.
검색 엔진과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은 이 위험을 더 키운다.
자극적인 제목과 그럴듯한 말투의 AI 콘텐츠가 상위 노출되고, 정작 검증된 사실은 묻히기 일쑤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거품론은 단순히 기술의 가치 과대평가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AI 콘텐츠의 무분별한 확산이 결국 인터넷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경고다. 신뢰할 수 없는 정보로 가득 찬 인터넷은 더 이상 지식의 보고가 아니라 거짓이 반복 재생산되는 혼탁한 공간으로 전락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분명하다.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명확히 표시하는 장치, 사람의 개입을 통한 철저한 팩트체크 시스템, 그리고 플랫폼의 책임 있는 관리다.
그렇지 않다면 AI의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정보 오염의 쓰나미가 머지않아 우리 모두를 덮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