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정말 친환경일까?
저는 4년째 전기차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막 전기차가 일반화되는 시점이었죠.
그때는 코로나 시기였고 높은 기름값때문에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저렴한 차를 이용하려고
전기차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안그렇지만 충전비가 워낙 저렴하기도 했었습니다.
전기차(EV)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기 때문에 도심 공기 질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전기차는 정말 친환경일까?"라는 질문에는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차가 주행 중 배출가스를 줄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전 단계, 즉 전기를 생산하고 배터리를 만들고 폐기하는 과정까지 포함해서 보면 이야기는 조금 복잡해집니다.
1. 전기차가 친환경으로 평가받는 이유
- 주행 중 배출가스가 없음
내연기관 차량은 연료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₂)와 질소산화물(NOx), 미세먼지 등을 배출합니다.
반면 전기차는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주행 중에는 오염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습니다. - 에너지 효율이 높음
전기차는 엔진의 기계적 마찰이 적고 모터 구동 효율이 높아 에너지 손실이 적습니다.
2. 전기차의 숨겨진 탄소 배출
배터리 생산 단계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제조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특히 니켈, 리튬, 코발트 같은 광물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가공할 때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됩니다.
전력 생산 방식
우리나라의 경우 전기 공급의 상당 부분이 석탄이나 LNG 발전을 통해 이뤄집니다.
즉, 전기를 충전하는 순간에도 탄소가 배출되고 있는 셈입니다.
전기 생산을 태광광이나 풍력 등으로 생산하면 석탄에 비해 상당히 적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니
전기차의 친환경성이 더 높아지겠죠.
물론, 요즘 산림을 마구 헤쳐놓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것이 또다른 문제로 대두되긴 했습니다.
3. 전기차 vs 내연기관차
전기차가 환경에 더 유리한 시점은 차량을 일정 거리 이상 운행했을 때부터입니다.
초기 제조 시점에서는 오히려 탄소 배출이 더 많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연기관차보다 전체 수명주기 배출량이 낮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 5만~10만km 이상 운행하면 전기차의 친환경성이 우위
- 배터리 재사용(2nd-life) 및 재활용 기술이 발전하면 이 격차는 더 커짐
4. 진짜 친환경으로 가는 길
- 친환경 전력 확대: 전기차가 진짜 친환경이 되려면 전력을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비율을 높여야 합니다. (태양광 발전이 또다른 환경오염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전제되어야 합니다.)
- 배터리 재활용 체계 구축: 사용 후 배터리를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순환 체계가 정착되어야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생산 과정의 탈탄소화: 자동차 및 배터리 생산 공정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기차는 무조건 친환경이라는 인식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전기차 = 무공해'라는 단편적인 시각이 아니라, 전체 생애 주기(LCA: Life Cycle Assessment)를 고려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전기차는 현재보다 더 친환경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기술입니다.
단,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력 생산 방식과 배터리 생산·재활용 시스템 등 에너지 전반의 구조적인 변화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그럼 전기차를 계속 타야 할까? 말아야 할까?
어렵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