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왜 일본을 싫어하지 않을까? – 식민지 경험 이후의 독특한 관계
식민 지배를 당했던 나라가 그 지배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는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만과 일본의 관계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와는 조금 다릅니다.
놀랍게도 많은 대만 사람들은 일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실제로 대만의 대일 감정은 아시아에서 가장 우호적인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왜 대만은 일본을 싫어하지 않는 걸까요?
1. ‘혼란보다 질서’ – 상대적으로 체계적이었던 일본 통치
일본은 1895년부터 1945년까지 50년간 대만을 지배했습니다.
이 시기 동안 일본은 대만을 ‘제국의 모범 식민지’로 삼고,
도로, 철도, 병원, 학교, 관개시설 등을 정비하며 사회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선했습니다.
물론 강제 동원과 문화 말살 같은 어두운 면도 있었지만,
청나라 시대의 무질서한 행정과 비교했을 때 일본의 통치는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이었다는 평가도 일부 존재합니다.
특히 노년층 중 일부는 "그때가 더 나았다"는 회상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2. 근대화와 교육의 유산
일본은 대만에 공교육 제도와 현대적인 행정 체계를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대만의 문맹률은 급격히 낮아지고, 도시화와 의료 체계도 빠르게 정착되었습니다.
이러한 근대화 경험은 이후 대만의 경제 성장과도 연결되었고,
‘일본 덕분에 대만이 발전할 수 있었다’는 인식이 일부에 존재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3. 일본 문화에 대한 친숙함
일본 식민 시기 동안 대만에는 일본어, 일본식 이름, 일본 건축물 등이 남았고,
지금도 노년층 일부는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에도 일본 애니메이션, 드라마, 음식, 여행 등이 대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은 대만인들의 일상과 문화 속에 매우 친근하게 자리잡고 있는 나라입니다.
4. 중국과의 갈등 속에서 더욱 가까워진 일본
현재 대만은 중국과 정치적·군사적 갈등을 지속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일본은 대만의 자유와 안전을 지지하는 우방 국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자연재해 시의 상호 지원은 양국 감정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예를 들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대만은 세계 최대의 기부금을 일본에 전달했으며,
일본 역시 이후 대만에 감사의 마음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5. 현재도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
- 대만 사람들에게 일본은 여행하고 싶은 나라 1위이며,
- 일본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도 매우 긍정적입니다.
- 일본은 공식 외교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문화, 경제, 방역 협력 등에서 대만과 매우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민간 차원의 신뢰와 친근감이 쌓여온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과 대만의 관계는 단순한 "가해자-피해자"의 이분법으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근대화의 기억, 문화적 유사성, 정치적 현실, 외교적 우호 등 다각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대만 여행을 가서 대만사람(특히, 가이드)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대만 여행을 한 유튜버들의 인터뷰를 보면 '왜 우리와 다르게 대만사람들은 일본을 좋아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특히, 대만여행 중 예스진지 버스투어를 하게 되면 들리게 되는 석탄박물관이 있는데요.
가이드가 이곳 석탄박물관을 소개하면서 일본이 탄광을 개발하면서 굉장히 높은 임금을 주고
그시절 많은 대만사람들이 일을 했다. 라면서 좋은 쪽으로 설명을 하더군요.
확실히 우리와는 다른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인터뷰를 보니 대만은 국가라는 개념이 확고하지 않을 때, 일본의 지배를 받아
우리처럼 나라를 뺐겼다는 생각이 적어서 그런 것 같다는 내용도 있네요.